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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적는 남자

Green day - 21Guns

뇌를썰어 2021. 4. 9. 01:03

www.youtube.com/watch?v=r00ikilDxW4&list=RDNbV50fazEkI&index=2

나는 원래 그린데이를 좋아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 메탈키드였던 내게 그린데이와 같은 펑크락은 너바나를 시작으로 이어진 얼터너티브에 대한 적개심이 내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곡이 발매된 건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쯤인 걸로 알고 있는데, 그때는 내가 메탈리카의 팬이었던 시기였고 메탈이 아닌 것은 음악으로 치지도 않았다.

종종 시간이 지나고 세상도 바뀌면서 내 시야도 달라지면, 똑같은 경험이어도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주는 콘텐츠를 일컬어 '고전' 혹은 '스테디셀러'라고 한다. 내가 겪었던 10년의 간극은 그린데이의 21Guns가 '고전'이 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21 Guns의 의미는 원래 국가 원수에 대한 경례로서 21발의 예포를 발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사나 뮤직비디오의 내용으로 미뤄 봤을 때, 21발의 예포는 갈등과 대립 그리고 전쟁으로 서로를 증오하는 세상을 만들기보다는 각자의 행복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애정의 대상에 대한 예우를 말하는 것 같다.

 

그때는 이 곡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몰랐던 것 같다.

아니면, 이 곡이 전하는 메시지가 10여 년 전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남녀 갈등이 심하지 않았던 때에는 연애나 사랑이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던 세상이었는데, 어느새 남녀간 애정이라는 가치는 귀해졌다.

 

세상이 잘못된 건지 그저 내 삶이 팍팍해진 건지 알 수 없다.

남녀 간에는 갈등이 가득하고 살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것을 강요하는 세상에서 공멸이 예정되어있는 싸움판에 자의든 타의든 몰리고 있다.

 

세상이 끝나고 있다.

내 삶도 팍팍해졌다.

사랑하는 이를 만나기도 힘들고, 그녀와 쭉 함께 이어나가기도 힘들다.

 

그냥 만족하고 사랑하면서 살게 해주세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