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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생각 끄적이는 남자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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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다. 거대한 바닷가의 파도를 보면 그 안에는 수많은 잔물결이 있다. 수십억 인간이 하나의 파도라면 그 안에는 수많은 잔파도가 있고 잔파도 안에는 수많은 부딪힘에 의한 거품이 있다. 이렇듯, 절대자가 아닌 한낱 인간의 신분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기에 인생은 운칠기삼이다. 조니 뎁의 인생을 찾아보니, 가난한 웨이트리스의 아들, 중졸 학력에 술과 락에 젖은 삶을 배경으로 가진 그는 어쩌면 그저 그런 3류 밑바닥 인생을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거대한 운은 그를 그렇게 살도록 놔두지 않았다. 동네 밴드원의 여자 친구가 니콜라스 케이지와 이어준 덕분에 배우가 될 수 있었고, 팀 버튼이라는 사람을 만나 최고가 될 수 있었다. 그것도 운이다. 하지만, 그 덕분에 작가주의적 마이너한 취향의 캐..
음악은 연주자와 청자라는 두 요소가 협동하는 행위이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음악의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 번째는 음악의 느낌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연주자와 감상자는 반드시 시간을 써야 한다. 모든 생물체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음악을 듣는 것은 그만큼 삶을 버리고 죽음에 가까워지는 짓으로서 모든 생물체의 확고한 종착역인 죽음을 잠시나마 재현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악기에서 발생한 소리라는 이벤트는 확고히 일어난 부정할 수 없는 현재이다. 세상사의 요소는 모두 100% 참으로 진실인 것이 없기 때문에 필연적인 모순과 거짓이 반드시 포함된다. 그렇기에 당장에 진실로 보이는 것들은 사실 불완전한 시대 한계의 총합일 뿐이고 현재 참으로 받아들여지는 명제는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거부될 것이다. 내가 건반..
I'm the BEST... I`m the Best in the world! - CM punk 피 토하도록 이 글을 새겨라. '세상'이라는 이름의 비정한 정글 속 원주민들에게 너는 최악이다. 유일하게 인정해주는 것은 오직 너 자신뿐이다. 너만이 최고다. 너마저 최고라고 하지 않으면 이 세상에서 너를 인정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최고가 아니라면 그것은 자살이다.
오늘 퇴근길에 술을 마셨다. 술을 마시고 나서 잔잔한 하늘을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아 있긴 한 건가? 보람을 찾으려는 것도 아니다.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려는 것도 아니다. 약속된 미래를 기대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나는 하루의 절반을 전혀 나답지 않는 것을 위해 할애하는가 그리고 그렇게 십수년을 이어가려 하는가 나 스스로 반문하는 하루였다. 내가 살아 있긴 한 건가?
유튜브로 유형준 교수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그가 생각하는 "부"란 "공간"의 역사이며, 인류가 전쟁하며 싸운 것도 결국 공간을 위해서였고, 최근 신흥 부자의 탄생도 "사이버 공간"을 발견해내고 그 공간을 개척한 사람들이었기에 새로운 부가 창출된 것이라는 인터뷰의 내용을 보았다. 생각해보면 이치에 맞는 말이다. 자연 상태에서 문명의 이기를 누리지 않는 동물들도 영역표시라는 행위를 하면서 땅에 대한 소유권을 두고 싸운다. 그들에게는 문명이 없으니 물건에 대한 소유가 필요 없는데 자신의 부동산에 침입한 다른 동물을 물어뜯어 죽인다. 인간과 동물의 원초적 유사성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부"라는 것은 인간이 발명한 것이 아니라, 동물로서 본능에 내재되어 있는 원초적 욕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인간은 1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구름 위에서 신이 우리 모두를 내려다보며, 우리의 잘잘못을 알고 그에 대해 벌을 준다는 신앙을 가졌었다. 음모론도 이와 비슷하다.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절대자가 자신의 도덕 혹은 관념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특정한 방향으로 설계했다고 해석하는 점과, 해석의 증명은 일반인들의 활동범위 안에서는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할 정도의 오버테크놀로지를 요구한다던가 거대 권력의 비호가 있어야 접근할 수 있는 정보라는 점에서 서사구조의 유사성과 이야기의 구성요소의 유사성을 보면 신앙과 음모론은 유사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신앙은 좋은 일을 위한다는 이유로 비호하면서 음모론은 일부 정신나간 미치광이의 주절거림으로 경멸한다. 신앙 중에는 사이비 같이 개개인의 잇속을 챙기기 위해 ..